‘체질에 맞는 음식’은 대개 표와 함께 옵니다. 왼쪽에 체질 이름, 오른쪽에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이 갈려 있어서 내 이름만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표마다 이름의 개수가 다르고, 같은 이름에 서로 다른 표가 붙기도 합니다. 그러니 먼저 볼 것은 그 이름이 무엇을 보고 정해졌는지, 그리고 지금 든 표가 어느 체계에서 나온 것인지입니다.
조선 말기 이제마가 체계화한 사상의학에서 체질은 검사 한 가지로 정해지는 이름이 아닙니다. 체형과 얼굴 생김새·말투, 심성, 건강할 때와 아플 때의 몸 상태를 함께 놓고 진찰에서 내리는 판단입니다. 체질음식표는 그 판단 뒤에 오는 생활 안내입니다. 네 가지로 나누는 사상체질과 여덟 가지로 나누는 8체질은 서로 다른 체계여서, 한쪽 표를 다른 쪽 이름에 옮겨 쓸 수 없습니다. 식품 알레르기나 복용 중인 약처럼 진단으로 정해지는 부분은 어느 표도 대신하지 못합니다.
한의원에서 체질을 본다는 것은 무엇을 보는 것인가
사상체질의학은 조선 말기의 의학자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에서 체계화한 한의학 이론입니다. 체질을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 넷으로 나누고, 체질마다 생리와 병리가 다르다고 봅니다. 그래서 치료 방법과 약물 선택은 물론 생활과 음식물 섭취도 체질마다 달라야 한다는 것이 이 체계의 전제입니다(대한한의사협회 사상체질 자료). 체질을 가릴 때 보는 것은 네 가지이고, 지표마다 주의할 점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 지표 | 쉽게 풀면 | 덧붙은 주의점 |
|---|---|---|
| 체형기상 | 몸의 생김새, 곧 체형 | 기본 체형은 타고나지만 영양 상태나 질병으로 발육에 차이가 생기고, 운동이나 직업으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
| 용모사기 | 얼굴 생김새와 말투 | 성질재간과 함께 놓고 봅니다 |
| 성질재간 | 성질, 일을 처리하는 재간, 늘 품고 있는 마음, 성격, 욕심 | 구별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특유의 심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판단할 때는 객관성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
| 병증약리 | 건강할 때의 몸 상태와 아플 때의 증상 | 같은 증상이라도 어떤 체질에서는 병의 징표가 되고 다른 체질에서는 건강의 징표가 됩니다 |

네 지표를 함께 놓아야 하는 이유는 지표 설명 안에 이미 들어 있고, 같은 자료가 제반 조건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내원 상담을 권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사상의학이 스스로 정해 둔 지표이고, 그 지표로 내린 판정이 사람마다 얼마나 겹치는지는 따로 확인할 문제입니다.
체질이 변한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
사상의학은 체질을 타고나는 것으로 전제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태음인이 소음인이 된다는 설명은 앞의 협회 자료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체질이 바뀐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자리에는 성격이 다른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첫째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몸이 달라진 경우입니다. 위 표대로 기본 체형은 타고나지만 영양 상태나 질병, 운동이나 직업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몇 년 사이 체중이 크게 늘었다면 체형에서 받는 인상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둘째는 판정하는 사람이 달라진 경우입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2014년 사상체질의학회지에 낸 일치도 연구가 있습니다. 전문가 세 명이 같은 대상자 81명의 자료를 서로 모르게 판정했을 때, 두 사람씩 짝지어 본 일치율은 52.5~68.4%였습니다. 이 연구가 참값으로 삼은 체질 처방의 약리반응과 맞은 비율은 한 사람일 때 54.3~63%였습니다. 두 사람이 겹쳤을 때는 68.5~70.7%, 세 사람이 모두 같은 이름을 냈을 때는 75.7%였습니다.
세 사람이 직접 진찰하지 않고 미리 모아 둔 자료만 보고 판정한 조건이라 진료실의 값으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판정하는 사람에 따라 이름이 갈릴 수 있다는 것과, 서로 모르게 내린 판정이 겹칠수록 그 이름이 더 믿을 만해진다는 것은 함께 보입니다.
셋째는 이름의 출처가 다른 경우입니다. 강동구 체질한의원에서 들은 이름과 인터넷 자가진단에서 나온 이름이 다르다면, 두 이름이 애초에 다른 분류 체계의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들은 체질 이름은 어느 체계에서 나온 것인가
사상체질은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 네 가지입니다. 이와 별개로 8체질이라는 체계가 있는데, 2012년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 비교 논문에 따르면 그 이름은 목양·목음·토양·토음·금양·금음·수양·수음 여덟입니다. 두 체계의 진단 결과를 대조한 2008년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는 둘 다 장부의 크고 작음에 따른 분류로 봅니다.
그 연구는 환자 247명의 진료기록에서 두 전문가가 각각 내린 두 진단을 맞춰 봤습니다. 두 분류 사이에 연관은 있었지만 강도가 낮아, 같은 사람에게 같은 결과를 낸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8체질에도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적어 둔 섭생표가 있습니다. 2011년 사상체질면역의학회지 논문(동국대학교 사상체질과)에 따르면 그 섭생표는 1962년부터 임상에서 쓰여 왔습니다. 다만 두 체계의 관계에 대한 임상 연구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8체질 식이법을 사상체질 식이법으로 그대로 옮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입니다.
같은 사상체질 안에서도 표가 하나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이제마의 이론을 바탕으로 후대의 여러 의가들이 체질별 식품 분류를 다양하게 제시해 왔다는 서술이 2020년 사상체질의학회지 리뷰 서론에 있습니다. 이름의 체계와 표의 출처를 맞춰 봤다면, 남는 것은 그 표를 얼마나 믿고 따를 수 있는가입니다.
체질음식의 근거는 어디까지 확인돼 있나
음식은 사상의학 안에서 치료 방법·약물 선택과 나란히 놓인 안내입니다. 그렇게 제시돼 왔다는 것과, 그 안내를 따랐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가 확인됐다는 것은 다른 층입니다.
사상체질 식이를 적용하고 결과를 측정한 국내 연구는 있습니다. 다만 2020년 사상체질의학회지 리뷰가 평가한 것은 그 연구들이 어떻게 보고됐는지였습니다. 2020년 11월 국내 데이터베이스 네 곳을 검색해 1998~2006년에 나온 10편을 골랐고, 그중 무작위 배정을 했다고 밝힌 연구는 1편이었습니다. 논문마다 보고 지침의 세부 항목 가운데 40~78%(중앙값 59%)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리뷰가 모은 10편은 효과의 크기를 판정한 자료가 아니고, 연구를 어떻게 수행했는지도 보고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표는 안내로 읽고, 증상은 진료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음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와 없는 범위
흔한 증상 하나로 따라가 보면 음식이 어디까지 닿는지가 드러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소화불량 자료를 보면 소화불량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궤양이나 위암처럼 원인이 확인되면 기질성 소화불량, 내시경·초음파에서 이상이 보이지 않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입니다. 그런데 병력만으로는 이 둘을 가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통증의 부위와 양상, 식사와의 관계 같은 병력으로 소화성 궤양·위식도역류질환과 기능성 소화불량을 가르는 정확도는 경험이 많은 임상의사도 50% 수준입니다. 무엇을 먹고 불편했는지를 스스로 관찰하는 것만으로 어느 쪽인지 가리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확인된 뒤라면 식이 조절이 자리를 얻습니다. 식이 조절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연구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같은 자료의 설명입니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하되, 그 밖의 음식은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가 더 도움이 된다는 안내가 이어집니다. 이런 조절은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확인된 사람이 자기 증상을 보며 하는 것이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목록이 아닙니다.
균형의 기준은 체질과 상관없이 하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1년 4월에 함께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의 첫 수칙이 그것입니다. 매일 신선한 채소·과일과 함께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우유·유제품을 균형 있게 먹자는 내용입니다. 체질에 맞춘다는 이유로 식품군 하나를 통째로 빼면 이 구성이 흔들립니다.
식사를 조정하기 전에 알려 주셔야 하는 것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 자기 상황이 아래 셋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 식품 알레르기 — 피해야 할 식품은 표가 아니라 진단으로 정해집니다. 질병관리청 알레르기 자료는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원인 항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거나 줄이는 것을 듭니다. 진단을 받았다면 진료 때 원인 식품을 먼저 알려 주시고, 아직 확인받지 못한 채 어떤 음식 뒤에 두드러기나 가려움이 되풀이된다면 확인 전까지 그 음식을 피하세요.
- 식사 조절이 치료의 일부인 질환 — 만성콩팥병 자료는 소금·단백질·열량 권고를 제시합니다. 다만 그 권고는 모든 환자에게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병의 단계와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주치의·영양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이런 질환이 있다면 체질 표보다 그 상의가 먼저입니다.
- 복용 중인 약 — 예를 들어 와파린은 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입니다. 이 약을 복용할 때 비타민 K가 많은 녹색 채소·케일·간·녹차·콩류를 갑자기 많이 먹으면 약의 작용이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의약품과 음식의 상호작용). 어떤 약이든 복용 중이라면 특정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크게 늘리거나 끊기 전에 담당 의사·약사에게 알려 주세요.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는 신호. 음식을 먹은 뒤 호흡곤란, 혈압 저하, 실신, 경련이 나타나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일 수 있습니다.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몇 분 안에 나타나는 급성 반응이고, 에피네프린 근육주사 치료가 필요해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앞의 알레르기 자료가 안내합니다. 가라앉는 듯 보여도 시간과 상관없이 이 증상이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음식 조정으로 미룰 수 없는 신호. 삼킴 곤란, 체중 감소,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 등 쪽으로 뻗치는 통증, 반복되는 구토, 토혈, 검은 변, 황달은 심각한 기질성 질환이 있음을 뜻하는 신호로 앞의 소화불량 자료에 적혀 있습니다. 같은 자료는 40세 이상 소화불량 환자에게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40세 이하라도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체중 감소·삼킴 곤란·혈변·빈혈·지속적인 구토가 있으면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위에 적힌 신호가 하나라도 있다면 체질에 맞는 음식을 찾기 전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원인부터 확인하세요.
여기에 해당하지 않고 더부룩함이나 피로가 반복되는 정도라면, 음식표를 다른 표로 바꾸기 전에 언제 무엇을 먹었고 그 뒤 어땠는지를 며칠 적어 보세요. 같은 증상이 이어질 때 그 기록이 진료에서 원인을 좁히는 데 쓰입니다.
체질은 한 가지 검사로 정해지는 이름이 아니고, 같은 이름이라도 어느 체계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붙는 표가 다릅니다. 지금 손에 든 표를 따르기 전에 그 이름을 진찰에서 받았는지, 진단이 먼저 정해야 할 자리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그 둘이 정리되고 나면 체질음식표는 그때부터 참고할 수 있는 안내가 됩니다.
식습관이나 체중을 함께 관리하면서 그 확인을 이어 가고 싶다면, 앞에서 말한 며칠치 식사 기록이 상담의 출발점이 됩니다. 저희 모두의한의원 다이어트 클리닉은 체중 관리와 생활습관에 관한 고민을 듣고 식습관·운동 상담을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체질에 좋은 음식 목록은 왜 정리해 주지 않나요?
목록보다 먼저 정해져야 하는 것이 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름이 네 가지로 나누는 사상체질의 것인지 여덟 가지로 나누는 8체질의 것인지, 그리고 그 이름을 진찰에서 받았는지입니다. 같은 사상체질 안에서도 후대 의가들의 식품 분류가 여럿이라, 체계와 출처를 모른 채 옮겨 온 목록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목록의 효과 크기를 말할 국내 근거도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Q2. 목양이나 금양처럼 들은 이름은 사상체질 표에서 찾으면 되나요?
그 이름은 8체질 체계의 것이라 사상체질 표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목양·목음·토양·토음·금양·금음·수양·수음은 여덟으로 나누는 체계의 이름이고,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은 네 가지로 나누는 사상체질의 이름입니다. 두 체계의 관계를 다룬 2011년 연구도 8체질 식이법을 사상체질 식이법으로 그대로 옮기는 것은 무리라고 봤습니다.
Q3. 인터넷 체질 자가진단 테스트 결과는 어떻게 쓰면 되나요?
그 테스트가 네 가지로 나누는 것인지 여덟 가지로 나누는 것인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두 체계는 분류가 다르므로 한쪽에서 나온 이름을 다른 쪽 표에 대입할 수 없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자료에도 스스로 체질을 판단할 때는 객관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결과를 확정된 분류로 받아들이기보다, 답하면서 눈에 띈 몸의 특징을 적어 두었다가 진료 때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별 진단과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 대한한의사협회, 사상체질 — 사상의학의 정의, 네 지표와 주의점, 자가 판단의 객관성 한계. 발행·개정 연도 표기가 없습니다.
- 백영화·김호석·이시우·장은수(한국한의학연구원), 사상체질 전문가의 체질진단 일치도 및 타당도 평가, 사상체질의학회지 26권 3호(2014) — 전문가 간 일치율과 참값 대비 타당도.
- 김진미, 사상체질·팔체질·오행체질의 비교 고찰,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 18권 3호(2012) — 8체질의 여덟 이름.
- 장은수 외(한국한의학연구원), 사상체질과 팔체질 진단결과의 연관성에 대한 예비 연구,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 14권 2호(2008) — 두 체계가 모두 장부의 크고 작음에 따른 분류라는 점, 247명에서 본 진단 결과의 연관 강도.
- 정용재·박성식(동국대학교), 사상인 식이법이 8체질 식이법의 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고찰, 사상체질면역의학회지 23권 2호(2011), 153-163쪽 — 8체질 섭생표의 임상 사용 시점, 두 식이법을 옮기는 데 대한 결론.
- 김지환·이주아, 사상체질 식이 중재연구 보고에 대한 질 평가, 사상체질의학회지 32권 4호(2020) — 검색 시점과 선정 범위, 보고되지 않은 항목 비율, 후대 의가들의 식품 분류(서론). 치료 효과를 평가한 연구가 아닙니다.
- 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2021년 4월 14일 발표) — 식품 구성에 관한 첫 수칙.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소화불량(기능성·기질성의 구분, 병력만으로 가르는 정확도, 식이 조절, 경고 신호, 위내시경 기준), 알레르기(원인 항원 회피, 아나필락시스의 증상·시점·응급 처치), 만성콩팥병(식사 조절의 개인차).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의약품과 음식의 상호작용 — 와파린과 비타민 K 함유 식품 주의.

